Biological Bug
자동차 리콜 비화로 본 인간의 생물학적 버그와 치유
1. 자동차 제어 시스템의 치명적 오류, Software Bug
과거 자동차용 정밀 제어 시스템을 개발하여 완벽하게 빌드한 뒤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던 현역 시절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간혹 완벽하다고 믿었던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내부에서 예상치 못한 미세한 전산 오류가 발견되어 소위 '경을 친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소프트웨어 공학에서는 이처럼 설계자의 원래 의도와는 완전히 다르게 시스템이 오작동하도록 만들어진 불안정한 상태를 '버그(Bug)'라고 부릅니다. 제어 컴퓨터(ECU)에 이 버그가 탑재된 자동차는 당연히 도로 위에서 운전자의 제어 명령이나 의도와는 다르게 폭주하거나 오작동할 치명적인 가능성을 내포하게 됩니다. 이 경우 제조사는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전량 리콜(Recall)을 단행하여 소프트웨어를 전면 수정하고 업데이트해야만 합니다.
2. 기계를 넘어 인간에게 내재된 'Biological Bug'
치열했던 전산 현장을 지나 오랜 세월 삶의 궤적을 넓혀오다 보니, 비단 하드웨어와 기계 시스템에만 버그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만물의 영장이라 자부하는 우리 인간이라는 메인 시스템 내부에도 수많은 오류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다만 인간의 경우, 공장에서 정밀하게 짜인 디지털 코드를 업로드받은 것이 아니라 부모로부터 생물학적 유전자를 물려받고 환경적 훈육을 통해 기저 운영체제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를 'Software Bug'가 아닌, 'Biological Bug(생물학적 버그)' 혹은 '생체학적 버그'라고 부르는 것이 공학적으로 더 타당할 것입니다.
가만히 돌이켜보면 일상에서 별것도 아닌 사소한 자극에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격렬하게 화를 낸다거나, 조심성의 임계치를 넘어서서 특정 상황에 심한 공포와 불안을 느끼는 현상, 혹은 신체적으로 특정 음식물의 성분을 제대로 분해하지 못해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현상 등이 모두 이에 해당합니다.
인간의 내면 운영체제인 'MOS(My Operating System)'의 특정 알고리즘이 우리 사회의 표준적인 허용 범위를 벗어나 오작동을 일으키는 상태, 이것이 바로 내 안의 생물학적 버그가 발현되는 순간입니다. 순간적인 감정 과열로 화를 내고 난 뒤 '내 머릿속의 제어 회로가 잠시 오작동한 것은 아닐까' 하고 깊이 고뇌하게 되는 기저에는 바로 이 시스템적 오류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3. 세대 간의 버그 유전 방지와 정밀한 디버깅(Debugging)
제어 시스템을 설계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초기 버전의 치명적인 오류가 하위 모델로 그대로 상속(Inheritance)되는 일입니다. 인간 시스템에서도 가장 중요한 본질은 부모가 자식에게 자신이 가진 이러한 성격적 예민함이나 감정적 버그들을 그대로 물려주지 않도록 끊임없이 스스로를 모니터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혹시라도 실수나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자녀의 MOS 내부에 생물학적 버그가 전이되는 일이 일어났다면 이를 결코 방치해서는 안 됩니다.
컴퓨터가 악성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백신 프로그램을 가동하거나 전문가의 툴을 빌려 시스템을 정상화하듯이, 인간의 생체학적 버그 역시 현대 의학과 심리학 등 검증된 전문가의 힘을 빌려 정밀하게 디버깅하고 치료해 나가야 합니다. 내 안의 오류를 정직하게 인정하고, 이를 보정(Calibration)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때, 인간이라는 고도화된 아키텍처는 비로소 사회라는 거대한 네트워크 안에서 안전하고 조화롭게 구동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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