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Own Trap
부모의 소프트웨어와 내가 판 인생의 함정
1. 베이직 소프트웨어의 장착과 함정의 시작
인간이라는 존재는 부모의 DNA 코드가 결합하여 독특한 하드웨어(육체)를 형성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그리고 영유아기와 청소년기라는 초기 구동 단계를 거치며 부모님의 가치관, 훈육, 그리고 가정환경이라는 소스로부터 일종의 '기본 소프트웨어(Basic Software)'를 다운로드하게 됩니다.
이렇게 하드웨어와 초기 펌웨어가 결합하여 비로소 나만의 독립된 운영체제인 'MOS(My Operating System)'가 완성됩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 시스템이 완벽히 구축되는 순간, 인간은 역설적으로 평생 동안 스스로 갇혀 살아가게 될 '나만의 함정(My own trap)'을 파기 위한 첫 삽을 들 준비를 끝마치게 됩니다. 부모에게 물려받은 프레임이라는 도구로 내 삶을 가둘 영토를 파기 시작하는 셈입니다.
2. '착한 아이'일수록 깊어지는 함정의 역설
이 인생의 함정을 파 내려가는 과정에서 발견하게 되는 아주 신기하고도 씁쓸한 심리적 메커니즘이 있습니다. 바로 부모님과의 관계가 원만하고 좋을수록, 그래서 성장 과정에서 주변으로부터 "참 착한 아이다", "모범적이다"라는 칭찬을 많이 듣고 자란 사람일수록, 자기도 모르게 파 내려간 함정의 깊이가 훨씬 더 깊고 견고하다는 사실입니다.
부모의 세계관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이루며 자란 이들은 자신이 파놓은 안정적인 논리의 함정 안에서 안주하며, 그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넓은 세상의 진짜 민낯을 쳐다볼 생각을 감히 하지 못합니다.
물론 이 함정의 외형과 종류는 인간 사회의 스펙트럼만큼이나 각양각색입니다. 대기업이나 재벌가가 대대로 물려주는 부와 권력의 프레임으로 덧칠해진 '초호화 벙커 버전'의 함정에서부터, 평생을 패배주의와 원망 속에 갇혀 살아가는 서민들의 '결핍 버전' 함정까지 그 모양과 크기만 다를 뿐, 본질적으로 스스로를 가둔 지하 진지라는 점에서는 완벽히 동일합니다.
3. 함정의 안락함을 깨고 찬바람을 맞이하는 용기
내가 직접 파고 들어앉은 익숙한 함정에서 벗어나 홀로 지상으로 걸어 나가 낯선 찬바람을 맞이한다는 것은, 인간 시스템의 근원적인 방어기제와 불안감을 강하게 자극하는 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이제부터 다르게 살아야지"라는 나약한 의지만을 앞세워서는 그 단단한 요새를 박차고 나오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함정 안은 언제나 나를 길러준 부모의 소프트웨어대로 작동하므로 안전하고 따뜻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단 한 번뿐인 고귀한 인생을, 과거에 부여받은 데이터로 만들어진 비좁은 함정 속에 갇힌 채 평생을 마감하는 것 또한 너무나 억울하고 못할 짓 아니겠습니까?
내 MOS의 모니터를 켜고 내가 지금 어떤 함정의 깊이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지 정직하게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끔은 그 안락한 진지를 과감히 벗어나 새로운 디지털 네트워크와 세상의 찬바람을 온몸으로 맞이하며 내 영토를 넓혀가는 것, 그것이 진짜 '나만의 삶(Smart Life)'을 시작하는 진정한 디버깅의 순간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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